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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김유정 동백꽃 에 관련 문학 정보를 알려드릴께요.
김유정 동백꽃
김유정 동백꽃 해설
김유정 동백꽃 해설입니다. 이 작품은 1936년에 발표된 작품으로 김유정 소설의 예술성을 대표한다. 토속적인 배경을 통하여 일제 강점기 우리 고향의 또 다른 한 모습과 인간의 강박 의식을 엿볼 수 있는 단편 소설이다. 소작인과 마름이라는 신분 관계에 약간의 갈등은 내포되어 있으나, 그것은 부차적이고 강조점은 향토성과 토속적 미학에 있다. “동백꽃”은 인생의 봄을 맞아서 이성에 눈떠 가는 사춘기 남녀의 애정의 풍속도로 보는 관점과, 사회 계층간의 관계에 강조점을 두는 관점이 있다. 그러나 작품 전체의 줄거리로 볼 때, 계층 문제보다는 순박한 시골 청소년의 사랑이 주제로 다루어졌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김유정 소설 일반이 그렇듯이, 이 작품에서도 현실에 대한 대결 정신보다는 익살스럽고 유쾌한 현실 파악 태도를 엿볼 수 있으며, 그에 따른 웃음을 머금을 수 있다. 즉, 토속적 어휘의 숨김없는 구사로 나타나는 인물의 희화(戱畵)에 의해, 우직하면서도 애련(愛憐)을 지닌 인물을 제시하고 있다. 농촌만이 가지는 독특한 풍속이나 풍물, 방언 또는 속어의 구사, 향토적 배경 등은 앞서 든 해학적 어조와 더불어 이 작품의 토속성을 한층 두드러지게 하고 있다. 김유정의 작품 세계는 향토성, 해학성, 풍자성을 특징으로 한다. 이 작품은 일제 강점하의 농촌의 궁핍성을 정면으로 다루기보다는 순수한 토속적 농촌 사회를 서정적으로 표현하였다.
나와 점순이는 소작농의 아들과 마름의 딸이라는 관계에 있지만, 이들 사이의 계층적 갈등보다는 사춘기 남녀의 순박하면서 미묘한 사랑의 감정과 심리를 드러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작품에서 ‘나’는 순박하고 천진하면서도 우직한 데 비해, 점순이는 활달하고 앙큼하면서 도전적이다. 이 작품은 이러한 성격적 차이에서 오는 사춘기 남녀의 미묘한 사랑의 감정을 해학적으로 그려내고 있는데, 산골의 동백꽃을 배경으로 구수한 토착어를 사용함으로써 흙 냄새 물씬 풍기는 향토적 서정성을 느끼게 해 주고 있다. 그리고 이 작품의 구성은 시간적인 계기성을 엄격히 지키기보다는, 현재와 과거가 인과적인 결속을 위해서 역전 교체되는 특징을 보인다. 작품의 시간적 구조는 현재, 과거, 현재의 순으로 구성되는데 이것은 닭의 싸움을 매개로 한 갈등 구조를 중심으로 연결된 것이며, 인물 행위의 동기를 해명하는 유기적 구성이다. 시간적인 관계에 해당하는 부분들이 갈등과 분규에 해당하고 시간적인 현재가 갈등의 정점을 이루었다가 다시 화해의 대단원으로 종결되어 있는데, 시간적인 현재, 즉 갈등의 심화를 먼저 제시하면서 시작되는 이 작품은 그 갈등의 인과관계를 밝히기 위해서 절반 가량을 과거로 서술하고 있다. 또 여기서 닭싸움은 ‘나’와 점순의 심리를 매개하는 구성적 장치이며, 동백꽃에 쓰러져 뒹구는 결말은 일종의 경악법으로 마무리하는 구성상 특징을 보인다.
김유정 동백꽃 주제
김유정 동백꽃 주제 입니다.
◎ 구성
발단 - 닭싸움으로 나의 기를 자꾸 올리는 점순
전개 - 나흘 전 감자를 준 호의를 거절당한 점순. 우리 닭을 더욱 학대함.
위기 - 닭에게 고추장을 먹여 싸우게 했으나 아무 소용이 없음.
절정 - 빈사 지경의 우리 닭을 보고 화가 나서 점순네 닭을 때려죽임.
결말 - 점순이가 닭 사건을 봐 주기로 함. 함께 동백꽃 속에 파묻힘.
◎ 제재 : 동백꽃
◎ 주제 : 산골 젊은 남녀의 순박한 사랑
◎ 출전 : <조광(朝光)>(1936)
등장 인물
◎ 나 : 소작인의 아들. 순박하고 천진하며 감수성이 둔한 편이나, 저 나름의 눈치는 없지 않다. 우직한 인물의 전형
◎ 점순이 : 마름집 딸. 깜찍스럽고 조숙하여 ‘나’의 무딘 감수성을 자극하는 행위를 적극적으로 도발한다. 개성적 인물
김유정 동백꽃 감상
김유정 동백꽃 핵심 정리 입니다. ‘나’는 점순네 소작인의 아들인데, 닭싸움으로 늘 속이 상했다. 얼마 전에 점순이가 준 감자를 받아먹지 않은 뒤부터는 더욱 나를 못 잡아먹어 안달인 점순이는, 힘센 자기네 수탉과 우리 닭을 싸우게 해서 조그마한 우리 수탉을 괴롭히는가 하면, 우리 씨암탉을 잡아 마구 두들겨 주기도 했다. 화가 난 ‘나’는 우리 수탉에게 고추장을 먹여 싸우게 해 보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오늘도 산에서 나무를 지고 내려오다가 보니, 산기슭에서 점순이가 또 닭싸움을 시키고 있는데, 우리 닭은 거의 죽을 지경에 이르러 있다. 홧김에 점순네 수탉을 때려죽인 ‘나’는 겁이 나서 울음을 터뜨렸다. 그러나 점순이는 용서해 주겠다고 하며, ‘나’를 잡고 동백꽃 속에 넘어져 버린다.
김유정 동백꽃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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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의 문학 세계
□ 농촌과 농민 : 김유정의 문학 세계는 어둡고 삭막한 농촌 현실과 그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농민들의 생활 양식을 냉철하고 이지적인 현실이나 비극적인 진지성보다는 연민의 아픔을 수반한 웃음을 통해 희화적, 해학적으로 드러냄을 그 본질적 축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만무방”에서는 그 특유의 해학성을 가능한 한 배제하고 착취 체재에 내재하는 모순을 겨냥하고 있다. 형인 응칠과 아우인 응오는 서로의 성격적인 차이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본주의적 취득, 분배 양식에 내재하는 모순에 대립하고 있는 점에서 일치한다. 그러면서도 이 작품은 계급 투쟁적 해결의 경직성을 드러내지 않고, 결말의 ‘내 걸 훔쳐야 할 운명’의 상황적 아이러니를 통해 현실의 피폐함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 사회사와 현실 인식 : 김유정의 민중 지향적 현실 인식은 그가 산 시대의 정치․경제․사회 등과 독립하여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그의 동시대적 특수성 및 제약성과의 일정한 관계 아래 형성된 것이다. 어려운 현실 가운데서도 김유정이 자신의 소설에서 즐겨 다룬 당시의 우리 농촌은 더욱 궁핍한 상태에 놓여 있었다. 그것은 물론 일본의 한국 농촌에 대한 일관된 수탈 정책에 주로 기인한 것이다. 이들은 식민지 통치 초기부터 한국을 그들의 식량 공급지로 묶어두기 위해서 ‘토지조사사업’(1910년대)과 ‘산미증식계획’(1910년대)을 단행해 왔고, 1920년대 초부터는 이른바 ‘농촌 진흥 운동’을 일으켜 침략 전쟁의 뒷바라지에 차질이 없는 가혹한 식량 공급을 강요하였다. 그뿐만 아니라 지주제를 강화하여 지주를 보호하는 대신 자작농과 자작 겸 소작농을 몰락시켜 완전한 소작농으로, 소작농을 세궁민으로, 세궁민을 화전민이나 이농민으로, 이농민을 공장의 값싼 노동자나 도시의 토막민 내지 걸인으로 만들었다. 이처럼 일본의 식민지 농업 정책에 의한 한국의 경제적 궁핍화는 농촌에서 시작하여 도시로 확대되었던 것이다. 김유정의 그와 같은 현실 인식, 일제의 식민지 통치 체제 내지 농업 정책에 대한 포괄적인 인식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당시 한국 농민의 피폐한 삶의 일면을 정직하게 꿰뚫고 있는 것이라 하겠다. 그의 작품들에 의하면 예컨대 농사는 열심히 지어도 빚밖에 느는 것이 없는 농민이 막다른 궁지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갖가지 비정상적인 탈출을 시도하는 농민 생활의 실상을 그는 바르게 이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의 농촌 현실에 대한 인식이나 시각이 그 무렵 다른 농촌 소설가들의 그것과는 달리 농민을 비롯한 민중, 즉 대다수 한국인에 대하여 깊은 이해와 일체감을 생생하게 보여 준다는 사실이다.
□ 궁핍의 의미 : 김유정의 작품 거의 어디서나 조금씩 모습을 바꾸어 되풀이되는 모티브는 ‘궁핍’이다. 물론 이 모티브는 이미 앞에서 살펴본 그 자신이 경험한 가난의 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이다. 비도시(주로 농촌)에서는 노동력이 없는 아이와 노동을 자의로 기피하는 만무방을 제외하면 순수한 무직자는 한 명에 불과하지만 도시에서는 그런 사람을 제외하고도 무직자는 네 명이고, 직업이 밝혀져 있지 않은 사람 가운데 무직일 것으로 추정될 수 있는 세 사람을 합치면 일곱 명, 즉 전체의 23%나 된다. 이러한 현상은 그때도 지금과 같이 농촌에서보다 도시에서 구직하기가 어려웠음을 반영한 것이라고도 하겠으나, 그보다는 일제의 침략 전쟁에 따른 식민지 수탈 정책으로 인해서 농촌은 극도로 피폐해지고 도시에는 무작정 유랑 농민이 흘러들고 지식인의 실업화가 가속화되어 가던 당시의 우리 사회상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유정의 작품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과반수를 가난한 농민과 무직자가 차지한다는 사실과 더불어 그 주인공들의 재산 정도가 대부분 빈민층이라는 사실은 그의 작품들이 이미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은, 당시 한국인의 궁핍한 경제적 삶을 상당히 정직하게 반영하고 있음을 입증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게 한다. 김유정 소설에서 보게 되는 해학의 문체와 정신을 잠깐 뒤로 미루기로 한다면, 그와 같은 당시 현실의 궁핍상에 대한 그의 인식은 철저하다고 할 만큼 실제로 그의 작품 거의 어디에나 반영되어 있다. 이를테면 아내의 정조를 파는 일이 그 남편의 적극적인 동의와 권유, 어려움, 즉 ‘궁핍의 문제’가 전제되어 있다. 확실치도 않은 체금에 운명을 걸 수밖에 없었던 영식(“금 따는 콩밭”)의 무모한 행위 역시 자신의 경제적 어려움을 벗어나기 위해서였다. 농사로 생활을 지속할 수 없는 사람들 가운데는 다른 농촌으로 유랑하는 응칠(“만무방”의 주인공)의 처지나, 도시로 흘러 들어간 덕순(“땡볕”의 주인공)의 형편은 모두 비참하기 짝이 없으며 그런 처지나 형편은 항상 경제적 빈곤과 크게 연관되어 있다. 김유정은 “만무방”의 화자 입을 빌려, 일본의 식민지 수탈 정책에 기인한 한국 농촌 빈궁의 원인을 직접 말하는 대신, ‘농사는 열심히 하는 것 같은데 알고 보면 남는 건 남의 빚뿐’이라고 완곡하게 표현한 것이다. 김유정의 그러한 비판적 시대 인식은 민중 의식과 결합됨으로써 좀더 선명한 가능성과 한계를 드러내게 된다.
□ 민중의 인식 : 김유정에 있어서 민중이란 가난하고 바보스러운 농민이거나 뻔뻔하고 영악스러운 도시의 빈민이다. 따라서 그들은 맹꽁이․따라지․머슴․이농민․유랑 농민․만무방․들병이, 혹은 품팔이․실업자․걸인․술집 여급 등이다. 이런 사람들이 항상 착하고 성실하기를 바랄 수 없듯이 그들에 관한 이야기 역시 진지한 현실 인식을 가진 작가라면 그들을 허황하게 미화시키지 않을 것은 당연하다. 그의 민중 인식은 민중을 미화하지 않으면서 그들에 대한 사랑을 잃지 않는다는 데 그 미덕이 있다.
민중을 과대 평가하거나 감상적으로 다루지 않고 그들의 온갖 약점을 그대로 시인하고 숨김없이 노출시키면서도 근본적으로는 그들에 대한 튼튼한 애정을 간직하고 있음으로 해서 그들의 생각과 느낌에 깊은 이해와 공감을 가지게 되고 그들 자신의 처지에서 직접 그들의 목소리로 이야기하게 된다는 점에 김유정 문학의 매력과 그의 민중 인식이 지닌 건강함이 있다. 그가 최초로 발표한 “총각과 맹꽁이”도 그런 점에서 예외가 아니다. 열심히 농사에 종사해 오던 가난한 총각 덕만이가 맹꽁이 같은 생각과 행동을 보여줌으로써 독자의 웃음을 자아내게 하지만, 한편으로 찢어지게 가난한 생활로부터 벗어나려는 소망이 무참하게 짓밟히는 것을 드러냄으로써 그는 우리에게 서글픔을 느끼게도 한다. 그들 모자가 모두 일을 해서 근근히 먹고 지내는 형편인데 설상가상으로 어머니는 아들(덕만이) 장가들일 비용 마련을 위해서 남한테 미리 돈을 꾸어 쓰고 그 대가로 딸은 남에게 줘버렸고, 또 그 돈을 이미 진 빚 갚는 데 녹여버린 처지다. 따라서 덕만이는 그런 빈곤을 극복하기 위해서, 또 가정도 이루고 싶은 생각에서 들병이와 결혼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녀를 데리고 술장사를 해서 소도 사고 아들도 낳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 꿈은 농사에 근면하고 성품이 우둔한 덕만이에게 어울리지 않는다. 들병이와의 결혼이라는 그 허황한 꿈을 그는 스스로 실현하기 위해서 주변머리 없는 태도를 보이다가 오히려 동료들로부터 무안만 당하고 그녀를 소유하고자 한 계획도 수포로 돌아가고 만다. 이처럼 주인공의 어리석음을 희화한 것은 “솥”도 마찬가지다. 더욱이 “솥”의 주인공 근식이는 “총각과 맹꽁이”의 덕만이보다 인간으로서의 진실성이 결핍되어 있기 때문에 그 희화화는 강한 풍자의 성격을 띠게 된다. 근식이에게 있어 진실성의 결핍이란 그의 과오가 단순히 들병이의 간교한 꾀임에 속아서 아무런 목적 없이 저질러진 것이 아니라 자기 일신의 안락 도모에 급급하여 가족의 생활을 굳이 외면하고 저지른 잘못이라는 데 있다. 농촌을 무대로 한 가난한 사람들의 우둔으로 인한 과오는 “따라지”나 “봄과 따라지”와 같이 도시를 무대로 한 작품의 등장 인물들에서는 변덕스럽고 영악한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나 도시 서민층에 대한 이 작가의 그와 같은 객관적 묘사에도 불구하고 김유정이 그들에 대해서 지속해 온 이해와 애정은 상실된 일이 없었다. 여러 작품들 가운데서도 일본의 수탈 정책 아래 일그러진 인물상을 가장 탁월하게 묘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농촌 현실의 주요 국면을 예리하게 파헤친 것은 “만무방”이다.
1930년대 일제의 식민지 농업 정책이 지주 제도를 보호․강화하는 대신 자작농과 자작 겸 소작농을 순 소작농으로, 나아가서는 이농민과 유랑 농민으로 몰락시키고 있었던 당시, 김유정은 “만무방”에서 그렇게 몰락한 농민의 일그러진 모습을 응칠, 응오 형제와 같은 인물들을 통해서 정직하게 보여준다. 농사를 지어도 빚만 늘어가는 식민지 상황은 응오와 같은 진실한 농군보다도(뒤에 가서는 응오 자신도 일종의 도둑이 되지만) 예의나 염치를 아랑곳하지 않고 제멋대로 사는 응칠이와 같은 만무방이 되기에 알맞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응칠이는 부쳐먹을 농토가 없고 아내와 자식과도 헤어져 지낼 수밖에 없는 극빈 유랑 농민이다. 가난으로 인해서 가치관이 정상을 벗어나 이 땅 삼천리 강산에 널려 있는 곡식은 ‘먼저 먹는 놈이 임자’라고 생각하는 그는 몇 번의 절도와 도박의 전과가 있기도 하다. 그런 응칠이뿐만 아니라 그 밖의 농민들도 한결같이 생활은 빈궁하고, 대부분 요행으로 일확천금을 꿈꾸는 노름꾼이거나, 그렇지 않으면 응칠이와 같은 절도 전과자이다. 응칠이의 전락된 형상과 더불어 앞에든 1930년대 한국 농촌 사회가 빚은 왜곡된 농민상과 흡사하다. 그러나 김유정은 이런 농군에 대해서도 기본적인 애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들이 원래 따뜻한 형제애의 소유자이며 현실의 억울한 희생자라는 것을 보여준다. 이와 같이 우리는 “만무방”에서 농촌 현실의 궁핍으로 인한 농민의 고통과 타락, 그 속에서도 잃지 않는 그들의 형제애와 당시의 농촌 상황에 대한 일종의 반항 의식을 보게 된다. 바로 여기서 또 이 작가의 건전한 민중 의식 내지 일정한 현실 인식을 볼 수 있다. 이상에서 우리는 김유정이 자기 작품들에서 식민지 시대 한국의 궁핍상을 생생하게 표현하고 당대 현실에 대한 일정한 비판 의식을 제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러한 비판 의식은 그의 특이한 민중 의식 내지 민중 사랑에 기초하여 있음을 알았다. 그리고 그 민중 의식은 민중의 약점을 숨기지 않으면서 그들에 대한 작가의 깊은 이해와 애정을 지니고 있다는 데 그 특징이 있다는 것도 확인하게 된다.
□ 해학적 문체와 민중 언어 : 민중이나 현실에 대한 김유정의 인식은 그의 해학적 문체와도 일체를 이루고 있다. 그 자신의 독특한 민중 사랑과 현실 인식은 그의 작품에 나타난 반어적 표현이나 해학적 문체, 혹은 민중 언어의 구사 같은 측면과 불가분의 관계로 형상화되어 있다. 따라서 그의 민중 인식 내지 현실 인식이 당대의 역사적․사회적 진실을 추구함에 있어 일정한 수준을 지니고 있다고 할 때 그것은 바로 그의 해학적․반어적 문체를 비롯한 여러 표현상의 문제와 연결되는 것이다. 이런 관계는 가령 “봄․봄”과 같은 작품에서도 확인된다. 이 작품은 마름의 횡포가 자행되는 당시 농촌 사회의 모순과 그 모순에 희생되는 농민(민중)의 고통을 반영한 점에서 작자의 현실과 민중에 대한 인식을 제시한 것이다. 마름이 젊은 농부를 데릴사위라고 하는 정략적 약혼의 희생물로 삼아 그 노동력을 수년간 무보수로 착취함으로 해서 빚어지는, 데릴사위인 ‘나’와 ‘나’의 장인인 마름과의 갈등이 “봄․봄”의 뼈대를 이루고 있다. 위선적 성격의 장인과 그의 속임에 빠진나와의 갈등이 뛰어난 해학적 기교로 그려져 있다. 그러나 이러한 해학적 표현은 그 갈등의 진정한 원인으로서의, 당시 농촌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제대로 추구하는 데 저해 요인이 되고 있다. 소설이 현실의 중요한 것을 드러내는 동시에 흥미로워야 한다면 그는 해학적 문체로 그 중요한 것의 일부분을 희생시킨 대신 흥미로움을 살린 셈이다. 그리고 이러한 특징은 “동백꽃”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띠고 있다. 이 작품은 동백꽃 피는 농촌을 배경으로 계층이 다른 사춘기 남녀간의 갈등과 화해를 밀도 있게 다룸으로 해서 향토적인 사랑의 미학을 보여준다. 눈치 없고 모자라는 ‘내’가 점순이의 은근한 사랑의 표현과 구애의 동작을 읽지 못하기 때문에 ‘나’와 점순이 사이에는 반어적 상황 내지 해학적 싸움이 벌어진다. 점순이가 ‘나’에게 구운 감자를 준 것이나, ‘우리’ 닭을 여러 차례 곯린 것은 점순이의 ‘나’에 대한 일종의 애정 표시이고 ‘나’의 관심을 끌기 위한 수단이었는데 ‘내’가 그것을 깨닫지 못함으로 해서 이 두 사람 사이에 갈등이 빚어지고, 또 그 갈등의 양상은 해학적이 된다. 그러나 그 갈등의 원인은 ‘나’의 눈치 없는 우둔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 요인은 마름의 딸인 점순이와 소작인의 아들인 ‘내’가 서로 계층이 다르다는 데도 있다.
‘나’는 점순이보다 계층이 낮기 때문에 점순이가 구운 감자를 나에게 주면서 ‘느 집엔 이거 없지?’ 하고 생색을 내는 것이 마땅치 못했고, 따라서 ‘나’는 그 감자 받기를 거절했던 것이다. 점순이의 뜻이야 어떻든지 그녀가 ‘나’에게 계층적인 열등감 내지 불안감을 자극하므로 ‘나’는 그런 점순이에게 일종의 적대감을 갖게 된 것이다. 또 점순이에 대한 ‘나’의 그러한 감정은 이미 ‘어머니’가 ‘나’에게 주의시켜 준 말로 그 동기가 부여된 바도 있다. 이 작품의 결말은 그러한 계층 차이가 ‘나’와 점순이와의 화해를 불가능하게 하는 것으로 표현되고 있다. 그것은 애정을 나눈 이 두 사람이 각각 반대 방향으로 헤어지는 것으로 암시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거듭 생각해야 할 것은 “동백꽃”이 주로 상대의 애정 표시를 깨닫지 못하는 주인공의 딱하고 우스꽝스러운 행위에 초점을 맞춘 작품이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김유정의 그런 능청스러운 익살은 그의 창작이 지닌 특이한 흥미요 매력임이 분명하다. 또 그런 해학적 표현이 한국 농민의 전통적 언어 감각과 향토적인 정서를 생생하게 제시하는 데 공헌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한편 그것은 계층 문제를 비롯한 당시 농촌 사회의 당면 과제를 진지하게 추구하는 데 일종의 역작용을 가한 것은 부정할 수 없다. 물론 그의 현실 인식이 지닌 일정한 한계가 반어나 해학의 문체에만 기인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문체로 인해서 그의 현실 인식이 약화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김유정 동백꽃 분석
김유정 동백꽃 분석 입니다.
◎ 갈래 : 단편 소설
◎ 배경 : 시간(1930년대) / 공간(인심이 순하고 소박한 산골 마을)
◎ 시점 : 1인칭 주인공 시점
◎ 문체 : 이 작품에는 토속어와 개인어가 풍부하게 구사된다. 이것이 그의 소설에 활력을 주고 산문성을 확보하게 한다. 지문이나 대사에 구어가 지배적으로 사용되었다. 특히, 김유정의 소설에는 토속어, 방언, 개인어가 많이 쓰인다(의성어, 의태어에 유의).
◎ 표현 : 표현의 아이러니 - 점순이의 말투. ‘나’를 좋아하면서도 오히려 짓궂은 행동으로 괴롭힌다. 점순이는 성(性)을 알지만 ‘나’는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상황의 아이러니 - 주인공 ‘나’의 우직한 행동은 가난(소작인)과 어리석음 때문에 빚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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